나의 첫 라이카 렌즈는 바로 35크론 Summicron 35mm이다. 디카를 사용하면서 가장 많이 사용했던 화각이 35mm라 35미리로 선택했다. 35룩스는 가격이 너무 비싸서 포기를 했지만, 지나고 보니 크론 구입하기를 잘한 것 같다. 라이카 MP와 꽤나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후에 50미리 룩스를 마운트 해서 사용해본 결과 크고 무거운 렌즈 때문에 마운트 한 모습이 그리 잘 어울리지도 않을뿐더러, 바닥에 올려놓으면 카메라가 렌즈 무게를 못 이기고 앞으로 툭 쓰러진다.
오늘 포스팅은 렌즈의 제원이나 성능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위함은 아니다. 그런 것들은 이미 많은 분들께서 잘 정리를 해놓으셨다. 나는 그렇게 전문적인 포스팅을 할 자신도 없다. 그저 실제 사용하며 느꼈던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결과물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특히 필름 사진에서의 결과물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참고로 나는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이 아니다. 결과물이 렌즈의 성능을 정확히 보여준다고 생각하지 않으시길 바란다. 말 그대로 참고를 위한 사진이며, 나도 이제 렌즈를 알아가고 있는 평범한 유저일 뿐이다. 그리고 필름도 가장 일반적인 필름을 사용했다.
개인적으로 실버 바디에 마운트 된 모습을 더 좋아하기는 하지만, 블랙페인트에 마운트 된 모습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다만 사람들의 시선을 너무 끌 것 같은 비주얼이라, 스트릿 사진을 찍는 분들이 선호할 것 같지는 않다.
그러면 바로 결과물을 살펴보자
결과물을 처음 볼때부터 보이그랜더 녹턴과는 확연하게 다른 느낌이 들었다. 그런 줄 알았는데, 얼마 전 보이그랜더 렌즈 포스팅을 하면서 그 당시 찍은 사진들을 보니, 보이그랜더 사진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고운 입자의 필름을 사용하거나 디지털 바디에 마운트 하여 촬영할 때 어떤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필름 바디에서는 두 렌즈 모두 괜찮다고 여겨진다.
결국엔 적정 노출에 대한 문제일수도 있겠지만, 마치 서로 다른 렌즈로 찍은 것처럼 다양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필린이에 사진은 잘 모르는 아이라, 사진을 보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그냥 개인적으로 사진을 보시고 평가해주시길 바란다. 쥬미크론이라는 렌즈도 평가해주시고, 필린이의 사진도 평가해 주시길...
그러면 계속해서 나머지 사진도 살펴보자.
사진은 어떻게 보셨을까?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는 크론의 사진이 너무 좋은데, 결과물이 시원찮아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실지도 모르겠다. 사진에 대한 느낌을 가장 먼저 댓글로 남겨주실분이 누가 될지 궁금하다. 나 자신이 되지는 않을지...ㅎ
35미리 룩스가 궁금하기는 하지만, 아마도 APO 크론이 아니라면 지금 이 렌즈는 계속 갖고 있을 것 같다.
이번에는 라이카 MP에 보이그랜더 아포 50mm를 물려서 촬영한 사진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사용해본 적도 없고 실물을 본 적도 없지만,
라이카 apo50mm는 보이그랜더 아포에 거의 10배나 비싸다.
어디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단순히 렌즈의 광학적 성능만을 두고 보이그랜더와 라이카 아포렌즈의 가치를 이야기한다면
10배의 가치差는 있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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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현존하는 50mm 렌즈중에 광학적인 성능이 가장 좋다는 타이틀과 함께
그냥 라이카 니까 써보고 싶은 욕망을 잠재우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럴 땐 그냥 보이그랜더 아포로 찍은 잘 나온 사진들을 계속 보면서 보이그랜더 아포50에 애정을 쏟는 수밖에 없다.
욕심이 생겨나기 전, 사진의 본질에 대해서 다시한번 깊게 생각해 보자.
사진이나 보자.
나는 필린이이고,
내가 뽑아낸 결과물은 필린이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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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닥컬러플러스200 / 사진 무보정
35mm 렌즈를 쓰면서
RF카메라의 최단 초점거리가 꽤 멀다는 것이
엄청나게 불편하게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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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mm 렌즈를 쓰면서
피사체와 조금은 더 가까워질 수 있었고
그 첫 결과물이 바로 위 사진이다.
꽃에 물이 쫙 빠진 것 같다.
그게 렌즈의 문제인지
노출의 문제인지
아니면 필름 특성인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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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바디처럼 바로바로 확인이 안 되니까
정확히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경우들이 많다.
필린이인 나에게 필름 사진 촬영이란
기록에 대한 대단한 사명이나
특별한 목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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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여러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노출과 포커스에 실패하지 않을 수 있을까?'
를 고민하며 연습할 뿐이다.
수평이나 구도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뷰파인더를 통해 보이는 것과 실제 촬영되는 것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아니까
무엇인가를 담아낼 때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노출과 포커스에 신경 쓰는 것만 해도 복잡스러운데 말이다.
사진을 정리하면서 느끼는 것인데
사진이 뭔가 다 우중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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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필린이니까 일단은 실력부족이라 하자.
푸른 바다와 강렬한 레드를 상상했었다
필린이의 상상은 늘 상상으로 끝난다.
해가 저물 때 즈음이었던 것 같은데
노출이 한스 탭 정도만 적었으면 어땠을까?
첫 야간 사진은 속초에서 해본 것 같다.
역시나 어려웠지만
생각보다는 잘 나왔다.
그 어떤 렌즈보다도 선명해야 할 아포50이
어째 녹턴 35mm 보다 못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실력부족?
난간 위에 올려놓고 저속셔터를 날렸다.
아름다운 노을이 찍히리라 상상을 했었다.
상상과 현실이 가까워질 줄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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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걷고싶은 해파랑길
해파랑길은 부산에서 시작해서 고성까지 이어진다.
왁자지껄 보다는 한적고요 스타일이라
특별한 목적이 있는 여행이 아니라면
아무 말도 안 해도 되고
귀가 조용한 장소를 찾는다.
아바이 마을로 넘어갈 때 이용한다
도보로도 가능하나 조금 걸어야 한다.
500원
일단 회는 맛있다
대부분은 술 손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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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한 번 더 찾아가서
오징어 라면을 먹었는데
내장까지 넣고 끓여주는데
맛이 일품
하늘이 내 생각보다 더 파랗게 나왔다.
다만 필름 입자가 굵어서 그런지
선명하고 쨍함이 적다
스캔 문젠가?
구례읍에서 화엄사로 들어가는 길에 있는 카페다.
민박도 운영했던 것 같은데
특별한 풍경이 있다기보다는
카페가 예쁘게 잘 꾸며져 있다
화엄사 사진 중에 제일 마음에 들어 하는 사진인데
실력 부족과 오랜 화엄사의 풍경이 잘 맞아 들어간 것 같다
나는 아무래도 예스러운 것들을 찍어야 하는가 보다
녹색 풍경과
귓가를 스치는 바람소리
바람을 따라 전해지는 새소리
그런 것들이 주는 마음의 평안함이 있다
벽을 따라 피어난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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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필름값과 현상 비용 때문에 그런지
"무엇을 찍어야 하나?"
라는 고민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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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식 수동 필름을 찍으면서
사진에 대해서 새로운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된다.
화장실 때문에 들렀던 버스터미널에서
판소리 공연이 있었다
나는 사실 국악의 궁상각치우 음계를 좋아하고
한 서린 듯한 창법과 곡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진짜 전주에서 먹어보는 전주비빔밥
여행에서 특별히 맛집을 찾는 스타일도 아니고
무엇을 꼭 먹어야 한다는 것도 없다.
그냥 다니다가 발길 닿는 곳에서 머무르고 먹고 쉰다.
코로나 덕분에 조용한 한옥마을을 구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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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후지 c200으로 찍은 경복궁 사진이다.
확실히 녹색 빛이 두드러지는 것 같다.
뭐랄까,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선명하고 투명한 녹색 빛 때문에
더운 여름이 덥지 않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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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도 두세 종류밖에 써보지 않고서
필린이 답지 않게
코닥은 겨울에 후지는 여름에 찍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해봤다.
또 다른 날이 찾아왔고
계속해서 촬영을 했다.
특별한 설명 없이 사진을 올려본다.
가능하면 많은 사진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무작위로 추려서 올려본다.
필름은 동일하게 후지c200이다.
보이그랜더 아포 50미리로 찍은 사진은 여기까지다.
보시기에 어떠했는지 궁금하다.
사진이 형편없는 것들이 많은데
올려놓지 않은 사진 중에는
더 형편없는 것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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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그랜더 렌즈 구입을 고민하시는 분들이
참고했으면 해서
2편에 걸쳐서 사진을 소개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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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총평을 해보자"
후에 라이카 35크론과 50룩스를 잠시 사용해보면서
그리고 이렇게 찍은 사진을 다시 한번 정리하면서 느낀 점을 종합하여 평가를 해보자면
디지털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보이그랜더 렌즈 괜찮다. 라이카 가격과 비교하면 당연히 가격 대비 괜찮은 렌즈겠지만, 그게 아니라도 그냥 좋은 렌즈라고 생각한다. 물론 필린이 기준이다. 만약 라이카 렌즈로 찍은 사진과 함께 뒤죽박죽 섞어 놓는다고 하면, 개인적으로는 구별 불가할 것 같다.
다만 라이카 렌즈는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계속된다면 결국 무리를 해서라도 구입하게 될 것 같다. 빌려서 먼저 사용을 한번 해볼 것을 권해본다. 라이카 렌즈가 가격이나 명성만큼 그렇게 특별하지 않다는 것도 느낄 것 같다. 라이카 렌즈는 그 후에 구입을 고민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렌즈를 수공으로 깎아내던 시절의 라이카 렌즈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었겠지만, 지금의 현행 렌즈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필린이의 입장이다.
라이카 올드 렌즈의 독특한 느낌을 원한다면 라이카 올드 렌즈로 가야 하고, 경제적인 출혈을 감수할 수 있으면 돌아서 가는 것보다 라이카로 한 번에 가는 것도 좋다. 그게 더 경제적이다. 그냥 보이그랜더 만의 느낌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면, 라이카의 대체 제라고 생각하지 말고 다른 성격의 렌즈로 생각하고 구입해서 잘 사용하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