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10-r 블랙페인트 + 35mm 크론

한 단계 진화한 M11이 나온 시점에서
M10-r 개봉이 가지는 의미는?

마치, 최신 기술이 집약된 아이폰이나 갤럭시를 사용하지 않고
모든 면에서 뒤떨어지는 블랙베리 폰을 쓰는 이유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게다가 블랙페인트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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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필름 바디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라이카의 마지막 바디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M11보다는 M10시리즈에 더 마음이 갔다.

퀵으로 받은 M10r 블랙페인트

퀵을 받은 후 바로 개봉을 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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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개봉 상태로 갖고 있을까?
그리고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비싸게 팔까?
.
무턱대고 예약을 걸어놓고
어느날 갑자기 상품이 도착하고
할부를 끊어가며 비싼 금액을 결재를 하고 나니
체형에 맞지 않은 과소비에 죄책감(?) 같은 게 생겨난 모양이다.

어쨌든 뜯었다.
돈이 궁하면 그때가서 팔더라도 일단은
황동이 이쁘게 드러날때까지 이쁘게 사용하기로 했다.

 

라이카 M10-r

조심스럽게 포장을 뜯어내어본다.

스르륵 척!

M11에는 더 이상 없는 '스르륵 척' 박스 오픈

사실, 별거 아닌데
묵직한 지출에 대한 스스로를 향한
무의식적 위로가 발동 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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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계속해서 박스를 열어보자

속박스를 열면 나오는 회색 상자
그리고 그 밑에 서랍 두개
회색 박스에는 카메라 바디
두 서랍에는 메뉴얼과 기본 악세사리

그리고 카메라를 싸고 있는 비닐을 벗긴다

"두둥!!"

사진 참 못찍는다

 


그러나 저러나

디지털 M 바디를 처음 들어본 느낌을 정리하여 보자.

  • 필름 바디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생각했던 것보다 무겁지 않다.
  •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야 예뻐지는 블랙페인트지만 흠집이라도 날까 봐 노심초사

라이카 MP 블랙페인트와 비교해서 보면 이렇다

라이카 MP 블랙페인트와 M10-r 블랙페인트

디지털 바디가 아주 조금 더 무거운 것 같고

두께도 슬쩍 더 두꺼운 것 같은데

사실 자세히 비교해서 보지 않으면

잘 모를 것 같기도 하다

.

카메라 외형이나 만듦새만 보면 이쁘다.

그러나 필름 바디도 디지털 바디도

타사 카메라에 비해서

기능면에서 뒤처지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불편한 라이카를 여전히 끝판왕의 위치에서 생각하는데

카메라 역사에서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아무래도 비싼 가격정책에 쉽게 접근하기 힘들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디지털카메라에서는 느끼기 쉽지 않은 사진찍는 재미가

그나마 라이카에는 조금 남아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그냥 클래식한 디자인이 예뻐서 그럴 수도 있고

아무튼 우리는 이런저런 이유에서 

라이카를 궁금해한다.

라이카 디지털 바디를 들였다가

금방 처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결과물도 그냥 디카와 다름이 없고

오히려 긴 최소 초점 거리와
수동 포커스 방식은

빠르게 포착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사진을 찍는데 여러 가지 제약이 많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라이카 M 디지털 바디를 결정하면서
과거 라이카만의 특유한 느낌이나 
선명한 화질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저 사진 찍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것도 

사진 생활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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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수동으로 정확히 초점을 맞춘다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

조리개가 충분히 닫혀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아주 묘하게 초점이 나가는데...

나는 필름적인 감성이 바로 거기서 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라이카 M 바디로 
상업적인 요구를 충족시키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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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여러 가지 이유에서 생각해보면,

 

상업사진이나 작품사진이나 일상 사진이나 대부분
소니나 캐논,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니콘 같은

일본 제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다.


그러면

카메라를 개봉하고 룩스50 미리를 물려서

집 주변 산책을 하며 첫 촬영을 해보았다.

그것을 감상하는 것으로 

오늘의 포스팅을 마무리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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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카메라 구입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현실을 직시하게 해주는 사진이 될 것이다.

처음 찍은 20장의 사진 중

부끄러운 마음으로

몇 장의 사진을 공유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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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사진 같은가?

"저기요~ 하트 하나 눌러주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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